'KRX 금시장' 개장 첫날…국제 금값보다 높은 가격 마감(종합)

2014년03월30일 17시29분

조선비즈 2014.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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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거래소의 ‘KRX 금시장’ 개장 첫날, 1그램당 금 거래가격이 국제 금시세보다 약 900원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수수료 1%를 내야하는 은행의 골드뱅킹 가격보다도 400원 넘게 비쌌다. 첫날 금을 파는 소수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 HTS(홈트레이드시스템)에서 조회되는 이날 KRX금시장의 순도 99.99%의 골드바 1㎏의 1그램당 가격은 4만6950원에 장을 마쳤다. 3시 기준 이날 트라이온스(31.1035그램)당 국제 금시세는 1328.95달러, 미 달러화 대한 원화환율은 달러당 1078원을 기록해 1그램당 4만6059원을 기록했다. KRX금시장 가격이 국제 금 시세보다 891원 높은 수준이다. 수수료 1%를 더한 신한은행의 골드 뱅킹 매수가격 4만6515원과 비교해도 KRX금시장 가격이 435원 더 비쌌다.

이날 KRX 금시장 마감 가격은 금융정보업체 텐포어(Tenfore)가 제공하는 국제 금시세를 지난 21일 종가 기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달러당 1080.3원로 계산한 기준가격 4만6330원보다 620원 높았다.

금 가격은 이날 오전 9시 1그램당 5만960원에 단일가매매거래를 시작하고 단일가매매 중 4만6000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10시부터 접속매매가 이뤄지고 나서 시초가격은 4만6950원에 형성, 장중 한때 4만7400원까지 올랐다. 국제 금시세와 비교해 10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날 마감 기준 거래량은 5978그램을 기록, 총 거래대금은 2억8075만5190원으로 집계됐다. 오전과 오후 두번의 단일가 거래때는 거래량이 600~700그램이었지만, 접속매매때 거래량이 5300그램대로 집중됐다.

개장 첫날, 소수의 금 공급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49개 실물사업자 중에서 3개 사업자만이 금융비용상 지난주에 금을 입고, 이들 위주로 금 거래가 이뤄져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금시장은 금을 입고한 측에 한해서만 금을 팔 수 있다. 앞으로 매수와 매도자간의 균형잡힌 거래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거래소 금시장운영팀의 김학겸 차장은 “첫날인 점을 감안해 아직 금 공급자도 적었고 전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탐색전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개인 소액투자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KRX금시장의 거래 수수료 면제 효과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첫날 증권사를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들어왔다.

실제로 현재 KRX금시장의 금 거래 가격이 국제 금 시세보다는 비싸지만 국내 골드뱅킹이나 금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거래할 때 내야하는 수수료와 세금을 감안하면 금시장이 더 저렴할 수 있다. 당초 거래소는 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 금 거래 및 보관 수수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금 실물을 인출할때만 부가가치세 10%를 내야한다.

현재 은행의 골드뱅킹의 경우 통상 국제 금시세보다 1% 정도 가격이 높고 인출시에는 5% 가격이 더 올라간다. 해외 금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금 ETF의 경우에는 수수료가 싸지만 매매차익에 양도소득세 15.4%를 내야한다. 현재 국내 금 ETF는 삼성자산운용과 ETF 2개, 미래에셋운용의 ETF 1개밖에 없는데 이중 규모가 가장 큰 삼성운용의 금 ETF 설정액이 50억원 정도다. 이외 골드바를 직접 사는 경우에는 매수할 때 부가세 10%를 내야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금 거래와 관련해 사전에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외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금 투자자 유치 이벤트도 속속 시작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7일부터 100만원 이상 금 거래 투자자에게 황금열쇠 등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한다.

개인 투자자는 증권사나 선물회사에 금 계좌를 개설해 HTS나 모바일, 전화 등으로 금을 매매하면 된다. 기존에 계좌가 있는 경우에도 금 계좌를 따로 만들고 돈을 넣어둬야 한다. 증권사는 현재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8개사에서 금 거래가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도 다음달쯤 금 거래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